[HBR Article] 03. Know Your Customers’ “Jobs to Be Done”
Harvard Business Review #03
Title) Know Your Customers’ “Jobs to Be Done”
- by Clayton M. Christensen, Taddy Hall, Karen Dillon and David S. Duncan
- Sept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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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매킨지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CEO 84%가 혁신은 기업의 핵심 성장 전략이라했지만, 정작 혁신 성과가 만족스럽다는 비중은 6%도 되지 못했습니다. 빅데이터 혁명 덕분에, 기업들은 엄청난 양과 다양한 형태의 고객 정보를 전례 없는 속도로 수집하고, 정교한 분석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혁신이라는 것은 성공과 실패가 엇갈리는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수십 년간 수많은 기업들이 실패한 사례를 살펴본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기업이 고객 데이터를 지나치게 구조화하고 상관관계와 같은 통계량에 집착하던 것이었습니다 (e.g., 고객 A는 고객 B와 비슷하다, 전체 고객의 60%가 제품 B보다 A를 좋아한다). 이를 완화할 방안으로 Jobs to Be Done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Jobs to Be Done (JTBD)
JTBD는 고객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프레임워크입니다. JTBD는 고객의 인구통계나 심리적 특성이 아닌, 특정 상황에서 고객이 이루고자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고객은 단순히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루고자 하는 무언가 (Job)를 달성 혹은 완수하기 위해 제품/서비스를 고용 (Hire)하는 것입니다. 고용한 제품/서비스가 Job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또 다시 고용되고, 그렇지 못하면 해고 (Fire)됩니다.
JTBD는 고객의 특성보다도 고객이 처한 상황 (Context)를 중요시하며 접근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JTBD는 실용적 필요성뿐만 아니라 고객의 Context와 관련된 감정적, 사회적 요인도 고려하게 됩니다.
JTBD는 저도 연구실에서 정말 많이 접해왔지만, 끈질기게도 잘 와닿지 않던 개념이었습니다… 이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비즈니스 용어는 관련 사례들을 살펴보면 이해하기에 훨씬 수월한 것 같습니다.
Cases
1. Detroit-area building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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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디트로이트 근교에서 은퇴자와 이혼한 싱글 부모를 대상으로 한 신축 콘도를 판매 중이었습니다. 고급 자재가 사용되었음에도 가격이 합리적이었고, 충분히 진행된 광고로 인해 방문자 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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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방식의 전환
해당 기업의 초점은 고객의 특성과 제품의 속성에만 맞춰져 있었습니다. 기업이 파악한 고객은 Downsizing을 원하는 은퇴자 혹은 싱글이었고, 그들을 위한 고급 자재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혁신 컨설턴트 Bob Moesta가 접근 방식을 전환했습니다. 단순한 피드백이나 통계 분석이 아닌, 실제 구매자들에게 “이 집을 구매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라고 질문하여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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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의 결과
결과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많은 구매자가 한 가지 공통적으로 언급한 것은 바로 ‘식탁’이었습니다. “식탁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들에게 식탁은 단순히 낡고 버릴 수 있는 가구가 아닌, 가족과의 추억이 담긴 감정의 상징이었습니다. 결국, 고객은 단순히 콘도를 구매하려던 것이 아니라 ‘이전 삶을 떠나 새로운 삶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는 복합적이고 감정적인 Job을 해결하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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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D 해결
기업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JTBD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고객이 사용하던 식탁을 콘도로 함께 가져올 수 있도록 방 하나의 크기를 줄이고 주방 공간을 확장하여 식탁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2년치의 무료 창고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정리정돈할 시간을 충분히 갖게하여 정서적 부담을 해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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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같은 시기 다른 주택시장은 매출이 49% 급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은 콘도 가격을 기존 가격 ($120,000 ~ $200,000)보다 오히려 $3,500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25% 증가했습니다.
2. American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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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American Girl은 다양한 시대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형과 책을 함께 판매하는 브랜드입니다. 인형 가격은 $100 이상이고, 액세서리와 책, 의류 등까지 모두 포함하면 총 수백 달러가 들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인형과 책을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도 있지만, 수천만 개의 인형을 판매하며 연간 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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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D
창립자 Pleasant Rowland는 조카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던 중 기존 인형들이 지나치게 유치하다고 느꼈고, 아이들의 정체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세대 간 연결과 교육적 경험을 줄 수 있는 인형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겉보기엔 그냥 인형이었지만, 사실 American Girl이 ‘고용된 일 (JTBD)’은 단순한 장난감 제공이 아니었습니다.
American Girl이 정의한 JTBD (아이들이 인형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체성 표현: 자신과 닮은 인형을 통해 자아를 탐색함
- 공감과 감정 이입: 각 인형은 역사적 배경과 스토리를 갖고 있어 감정적 몰입이 가능함
- 세대 간 연결: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인형 놀이를 하며 가족 내 스토리를 공유함
- 기억 형성: 인형과 함께한 시간은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오래 남는 추억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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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D 해결
그렇다면 American Girl은 이러한 JTBD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우선, American Girl은 스토리를 중심으로 제품을 설계했습니다. 각 인형은 고유한 역사적 배경과 책 시리즈를 보유합니다 (e.g., Kaya - 18세기 북서부 원주민 부족 출신의 소녀, Kirsten - 미국 이민 초기의 스웨덴 소녀). 각 인형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가치와 정체성을 학습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American Girl은 아이들의 경험을 중요시했습니다. American Girl의 인형은 일반 장난감 가게가 아닌 전용 브랜드 스토어에서만 판매되었습니다. 매장 내에는 인형 병원 (수리 서비스), 패밀리 레스토랑, 생일 파티룸, 사진 촬영 공간 등 완전한 경험을 제공하는 요소들이 갖춰져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테일에 집착했습니다. American Girl은 인형이 담긴 포장용 박스의 얇은 종이 띠조차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 작은 띠를 제거하는 순간마저도 아이의 설렘이 유지되도록 신경쓴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JTBD에서 강조하는 감정적 디테일의 전달입니다.
3. Southern New Hampshire University (SN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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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SNHU는 미국의 중소규모 대학교로, 고등학교 졸업생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경쟁이 심해지고 등록률이 감소하면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하긴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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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방식의 전환
기존에는 모든 학생을 ‘대학생’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서 동일한 마케팅과 운영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SNHU가 온라인 프로그램에 포커스를 두게 되면서 온라인 학생들의 중요한 JTBD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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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학생의 JTBD
온라인 학생들의 JTBD는 “일과 가정 사이에서 학업을 병행하며 학위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취득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30세 이상으로 직장인이거나 육아 중이었고, 경제적 부담을 가지며 시간이 항상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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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D 해결
SNHU는 다음과 같이 JTBD 기반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어냈습니다.
- 느린 대응 → 문의 후 8.5분 이내 전화 응대
- 복잡한 입학 절차 → 절차 간소화
- 학자금 정보 부족 → 재정 상담 즉각 제공
- 불안한 학업 지속성 → 개인 전담 Advisor 배정 (학습 진도 체크, 필요시 노트북 제공 등)
- 동기부여 부족 → 가족 중심의 감성적인 광고 (e.g., “I did it for you, bud,” - “Congratulations, 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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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온라인 프로그램은 SNHU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4%, 졸업률은 50% 이상 달성했습니다. 이는 당시의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습니다. 또한, 회사/제품/서비스를 지인에게 추천할 가능성을 평가하는 시장조사 지표인 Net Promoter Score도 10점 만점에 9.6으로 매우 높은 만족도를 달성했습니다.
SNHU 사례는 JTBD 이론이 단순히 제품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Context와 달성하고자 하는 Job을 중심으로 전략, 서비스, 운영 전체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My take
Jobs to Be Done은 저뿐만 아니라 연구실의 여러 선후배들이 연구주제로, 혹은 창의적인 연구과제의 주제로 디밸롭하는 것을 시도한 개념입니다. Business Intelligence는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중요한 개념을 데이터로부터 접근해나가는 것인데, 돌이켜보면 저에게 유독 위의 시도들이 어려웠던 개념이 바로 JTBD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연구실에서 가장 친한 선배인 이지호 박사님이 논문 Context-Aware Customer Needs Identification by Linguistic Pattern Mining Based on Online Product Reviews로 JTBD를 위한 접근에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많은 사람들이 다루는 데이터지만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호형은 고객 리뷰로부터 고객이 처한 Context를 추출해 함께 고려한다는 참신한 접근법을 떠올리고 연구까지 성공해낸 것 같습니다. 지호형 논문이 Publish된 당시 분명 JTBD에 대해 다시 복습했지만, 그새 또 가물가물해졌던 것 같은… 그만큼 이번 Article은 소중히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 누군가 저에게 JTBD를 묻는다면 개념과 사례로 정확히 설명할 수 있도록 여러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